윌리엄 이야기 2 - 북방인들은 왜 배에 올랐나
전편의 내용처럼 북방인들이 노르망디를 정복하게 된 것은
나름대로 통일된 정치체제를 갖췄던 덕이 컸다.
[10~11세기 덴마크왕국 영토]
서로 분쟁이 없어지고 개발할 곳도 없으니 외부로 눈을 돌린 것이다.
하지만 왜 그들은 머나먼 프랑스땅까지 가게 되었을까?
몇 가지 이유를 함께 살펴보자.
1. 농사가 힘든 땅
북방인들은 한국과 비교했을 때 위도가 약 20도 이상 높은 굉장히 추운 지방에 살았다.
농사가 잘 안 되니까 낚시와 사냥이 발달했고
겨울에도 먹고 살아야 되니까 고기나 물고기 말려먹는 데도 도가 텄다.
유사제품으로 우리들에게 익숙한 옆동네 스웨덴의 화학병기도 있다.
이런 건조고기의 장점은 냉장고 없이 던져놔도 오랫동안 안 상한다는 점이다.
북방인들은 고기통을 싣고서 일찍부터 여기저기 쏘다니고 있었다.
(가는 길에 먹고 남은 빈 통에 털어온 곡물을 채우면 되니까 재활용도 잘했다)
2. 얼어붙은 동쪽과 북쪽의 바다
북방 바다엔 항해의 근본적인 제약이 있었으니,
덴마크와 스웨덴 사이의 바다가 겨울에 얼어버린다.
그래서 타이밍 잘못 잡으면 다음 여름까지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든지 여기저기 다 털어내든지 해야한다...
그렇다고 북쪽으로 가자니 해안선이 다 얼어버려서 북극가서 얼어죽기 딱 좋았다.
물론 이 글을 쓰는 2023년엔 안 어니까 배 타고 다니기에 세상 참 좋아졌다.
3. 남쪽의 동프랑크 왕국
중세 시스템 상 약한 애들 대충 털어도 왕이 바로 구하러 오긴 힘들었지만,
대놓고 붙어있는 나라를 치면 언젠가 보복당하기 딱 좋았다.
구실을 제공해버리기 때문에, 묵혀뒀다가 정복하고 싶을 때 써먹으면 됐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래에 붙어있는 (왼쪽부터)
로타링기아, 동프랑크왕국, 폴란드왕국은 좀;;; 무서워서 못 때렸다.
4. 분열된 잉글랜드와 프랑스
영국은 나름대로 같은 왕국으로서의 인식도 있었고
왕이 힘도 어느정도 있었으나
귀족들의 경쟁이 너무 치열한 상황이었고
프랑스는 지도처럼 왕이 힘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게다가 둘 다 나라가 상당히 넓다 보니,
어디 공격당했다 그래서 영주들한테 군대 빌려다가 달려가면
이미 다 불타고 북방인들은 도망치고 없었다 -_-;
5. 항해술과 거점
북방인들은 여기저기 쏘다니다보니 뱃길이나 바람, 해류에 대한 이해가 높았고
그 덕분에 사람이 없는 섬 여기저기에 거점을 구축했다.
덕분에 브리튼 제도 주변에 배를 대고 쉴 수 있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던 것은
바람이 서쪽으로 불면 서쪽섬에 가서 쉬고
북쪽으로 불면 북쪽섬에 가서 쉬고
동쪽으로 불면 그냥 집으로 돌아가면 됐다.
이외에도 여러 요소로 인해 북방인들이 프랑스에 놀러왔다 노르망디에 눌러앉게 됐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다른 북방인들은 점차 잉글랜드를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