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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18 :: 제국과 민족 국가
역사 2017. 12. 18. 23:05

역사를 읽다 보면 아마 나라를 표현하는 여러가지 표현을 보셨을 겁니다: 국가, 나라, 제국, 민족 국가로 대표되는 그런 것들이요. 이 글에서는 그런 표현들을 간단히 정리하고자 합니다.


우선, 근현대는 서양이 앞서나가고 있기 때문에 용어가 그들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들이 새로운 사상이나 국가관을 형성할 때마다 그에 해당하는 용어를 하나씩 붙여왔고, 그 뒤를 따르던 일본이 한자어로 옮긴 것을 우리들이 다시 한국어로 읽고있는 셈이죠. 위의 예시 중에 제국은 우리도 왕국보다 상위 개념으로 이미 썼는데? 하시는 분들도 계실 건데 그 말도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전통적으로 말하던 제국은 황'제'가 다스리는 나라를 의미하는데, 이 때문에 현대에서 말하는 제국을 이해하는 데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습니다.


본론으로 가서 요즘 역사책에 나오는 나라는 대개 영어로 Country, State, Nation, Empire 정도로 표현이 가능할 겁니다. 이 중에 Country와 State는 그 의미가 거의 같고 우리가 흔히 쓰는 '나라'라는 의미입니다. 한편 미국 같은 경우 영어로 United States of America 라고 쓰는데, 이는 아메리카에 있는 50개 나라의 연합이란 뜻입니다. 다만, 이 명칭의 경우 문자 그대로 50개 나라가 뭉쳐서 미국을 형성했다라기보다는 공화국임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런 명칭을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자로는 미국의 주를 쓸 때 州(고을 주)자를 쓰는데 영어권의 의미도 저런 느낌으로 보시면 될 듯 합니다.


다음으로 Nation의 경우에는 엄밀히 번역하자면 '민족 국가' 정도 되겠습니다. 이 개념은 19세기 정도나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근대 제국주의 시기에 저절로 발생하면서 독립운동의 동기가 되었다.'라는 것은 허구입니다. 실상은 제국들 간의 경쟁에서 상대 제국 내부에 반란을 일으키고 전쟁을 위한 명분이나 승리했을 때 상대를 약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민족이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해야한다는 이념)가 조선에 적용되지 않았던 것을 보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다만 개념 자체는 점점 대중에 정착되면서 동일한 민족을 가진 사람들이 세운 나라로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갖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한국 같은 하나의 민족으로 이루어진 나라는 민족 국가나 Nation으로 불러주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Empire는 제국으로 번역됩니다만 역시 엄밀히 번역하자면 '정복 국가' 정도 됩니다. 이 개념은 라틴어의 Imperium에서 파생된 단어 가운데 하나이며 Imperium이라는 단어가 지금 개념으로 행정지역 정도 됩니다. 즉, 행정지역을 계속해서 늘려나가는 국가라고 이해하시면 좋겠지요. 물론 좀 더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 저 용어가 탄생하긴 했습니다만 근본적으로는 식민지든 영토든 보호령이든 계속해서 행정지역을 늘려갔던 나라들은 모두 영어로는 Empire, 한국어로는 제국이라고 번역해서 부르고 있지요. 아마 편의상 황제가 왕들을 거느렸으니 거기서 착안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posted by 미루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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