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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06 :: 스파르타식 교육 아고개 (Agōgē)
역사/서양 고대 2017. 9. 6. 00:12

스파르타에선 왕의 공식 후계자가 될 아이 둘을 제외하고 모든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아고개라고 불리는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스파르타인들의 전설적인 영웅왕 리쿠르고스가 남긴 제도였습니다. 교육은 대략 소년기, 청소년기, 청년기에 나눠서 이루어졌으며 오늘날의 멘토, 멘티처럼 성인 남성 한 명이 여러 아이들을 가르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아이들은 모두 태어나자마자 원로들의 검사를 통과한 아이들인데, 흔히들 떠올리는 산에서 떨어뜨려서 살아남는지 지켜보는... 건 아니고 아기를 대충 보고 체중이랑 혈색이 좋다 싶으면 합격이었습니다. 불합격은 산에서 굶겨서... 살아남으면 통과시켰습니다.

 

아무튼 훈련이 시작되면 시시티아(Syssitia)라고 불리는 집단 숙소에서 엄격한 훈련을 받았으며 집은 가끔 잠이나 자는 곳으로 여기도록 교육받았습니다. 생도들은 1년에 한 차례 푀니키스(Phoinikis)라고 불리는 빨간 망토를 하나씩 받았고 그 외의 옷은 일절 금지되었습니다. (영화 300에 나오는 붉은 망토입니다) 침대는 갈대를 맨손으로 뽑아서 직접 엮어 만들었으며 식사는 항상 적게 주고 훔쳐먹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도둑질이 들키면 처벌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이에 관한 일화가 하나 있는데, 한 가정집에서 키우던 여우새끼를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한 학생을 붙잡고 어디에 숨겼는지 말하라고 계속 매질을 했는데 아무리 맞아도 신음소리 한 번 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포기해서 가라고 하니 소년이 픽 쓰러졌는데 배에서 피가 흘러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망토로 가리고 있던 배를 들춰보니 여우새끼가 소년의 배를 손톱으로 갉아내고 있었다고 합니다.


거기에 헬롯(Helot)이라고 불리는 노예민족이 라케다이몬(Lakedaimon, 스파르타 도시 이름) 근처에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는데 사람을 죽이는 감각을 익히고 노예들의 반란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주기적으로 축제삼아 그들을 학살하는 것도 실습했습니다.


추가로, 약간 우습게 표현해서, 감정도 없는지 학생들이 말 많이 하면 싸다구, 의미 없는 말 해도 싸다구, 농담해도 싸다구를 갈겨서 말을 적게 하는 기계 같이 키웠습니다. 자기 감정을 철저히 숨기도록 했던 것입니다. 덕분에 실제 전쟁에선 겁에 질리지도 않고 굶어도 사기가 떨어지지 않으며 국가를 위해 죽는 걸 기쁘게 여기는 일당백의 군인들이 되었습니다. 스파르타식 교육이나 그들의 전설적인 군대가 아직까지도 명성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분량이 적어서 이 글에 스파르타 여자들에 관해서도 조금 소개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여자들도 머리카락을 짧게 깎도록 했습니다. 남자들이 유혹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아닌 다른 집 남자들과 잠자리를 갖는 것이 권장되었습니다. 다양한 남자들과의 관계로 더욱 건강한 아기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였다고 합니다. 여자들은 공식적으로 시민 취급을 받지는 못 했기에 아고개에 참여하진 않았습니다만 남자들과 함께 '같은 강도'의 운동을 하기도 하고 자기네들끼리도 알아서 몸을 단련하는 등 이쪽도 강한 걸로 따지면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스파르타 남자는 스파르타의 어머니들만 낳을 수 있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스파르타 여자들은 페플로스(Peplos)라는 옷을 입었는데 치파오처럼 양 허벅지가 파여있어서 타국의 그리스인들이 이걸 보고 허벅지 노출녀들이라고 놀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자들 또한 전쟁을 되게 좋아했다는 설이 있는데 이 설에 따르면 남자들이 전장에 나가 있는 동안 여자들은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고 머리도 기를 수 있고 옷도 좀 다르게 입어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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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미루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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