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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9.25 :: 아웅산 수지의 딜레마
짧게 적어두기만 합니다.
아웅산 수지는 군부와의 대립 끝에 국민들의 대대적인 지지로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상태입니다만 군부의 권한을 대거 축소시키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즉, 내전 상태가 아닌 현재의 안정적인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군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인 것입니다.
로힝야족은 영국 식민지 시절 앞잡이로서 많은 권한을 누리다가 군부의 쿠데타 이후로 완전히 몰락해버렸습니다. 다시 말해, 군부 입장에서는 과거의 원한 때문에 제거할 명분만 생기면 쓸어버리고 싶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들인 것이죠. 그런 시점에서 차별 받던 로힝야족의 반군이 공격을 감행해주니 고마울 수 밖에요. 얼씨구나 하고 민군 할 것 없이 학살을 시작한 겁니다.
이제 아웅산 수지로 넘어가 봅시다. 아웅산 수지는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던 군부를 상대로 국민의 지지를 통해 정치적 승리를 이룬 인물입니다. 피 없이 군부를 무너뜨린 성과를 인정해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만 그 승리의 과정에서 군부의 특권을 묵인하는 게 빠질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군부의 막무가내식 운영을 눈 감아주면서 국민들의 이권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한계를 처음부터 가지고 정권을 잡았던 셈입니다.
따라서, 특권을 가진 군부가 반군을 제압한다는 명목 하에 민간인까지 학살하고 있지만, 아웅산 수지는 현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과거에 약속했던 대로 군부의 일에 간섭할 수는 없습니다. 국민과 국제 여론을 등에 업고 움직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섣부른 행동이 군부의 반발을 불러온다면, 애써 찾은 평화가 순식간에 수포로 돌아가 버리겠죠. 나아가 불교를 믿는 대다수의 국민까지도 이슬람을 위해 목소리를 낸 수지에게서 등을 돌려버린다면 정치적 입지는 커녕 본인의 생명조차도 위험해져 버릴 것입니다. 실제로 로힝야족이 한국의 일제 앞잡이들 수준의 미움을 받고 있기에 수지가 로힝야족의 편을 드는 순간 국민들은 아마 등을 돌려버릴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 한 번 내전의 소용돌이로 미얀마가 휩쓸려 들어가겠죠.
아웅산 수지도 미얀마인이기에 자신의 나라를 위해서라면 국제 사회의 비난 정도는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야 남의 나라 일이니 노벨 평화상이니 인권이니 떠들 수 있지만 자기 나라의 대다수 사람이 불행해지는 일을 꺼리는 것은, 아무리 위대한 사람일지라도 애초부터 당연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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